2009년 08월 10일
Vrchlabi와 Ilemice를 다녀오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체코 북쪽과 남쪽을 여행했다.

이제는 유럽의 건축물과 지리에 익숙해져 처음 느꼈던 그런 감흥은 없다. 여행 제안이 들어와도 들뜸도 없고, 가끔은 지겹기도 하다. 오랫동안 체코에서 지낸 한국 친구들을 만나면 유럽이 아닌 다른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오는 문화적 충격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음…… 터키에 가고 싶다. 태국이랑 중국이랑…… 역으로 다시 아시아적인 문화에 충격을 기대하는 것이다.

어쨌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가자는 사람이 공짜로 달고 다닐 때는 무조건 찍소리 없이 따라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간 곳이 체코 북쪽, 제일 높은 산 Krkonoše가 있는 VrchlabíJilemnice, 그리고 그 아래 지역인 체코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Český raj 근처인 TurnovHrubá Skála 1 2일로 먼저 다녀왔고, 체코 남쪽 지역인 PísekBechyné, 그리고 České BudějoviceSoběslav 2 3, 세번 째 여행은 PelhřimovKamenice nad lipou, 그리고 TelčJindříchův hradec 2 3일 동안 다녀왔다.

 

<7 28-29>

Krkonoše가 있는 Vrchlabí는 원래 독일인들이 거주하던 마을이었다. 가는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도 했고, 아침 먹은 것이 잘못되어서 썩 즐거운 여행은 못 되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모인다는 이 마을은 비 때문에 등반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마을이 붐비었다. 독일과 국경 접경 지역이다 보니, 체코인들 보다는 독일인들이 훨씬 많이 보였다.

늘 체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그 지역의 박물관과 갤러리다.

 

겨울엔 눈도 많이 오고 스키도 많이 타는 곳이고, 많은 사람들이 등반도 하는 곳이라서 인지 다른 산과는 틀리게 이곳에는 산 신령의 존재를 믿는다. Krkonoše의 이름을 따서 Krkonoši. 가는 곳 마다 그 신령의 모습들을 만나 볼 수 있었고, 어린이 동화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가난한 체코인들을 욕심 많고 부유한 독일인들에게서 보호해주는 역할이다.

박물관은 2차 세계 대전까지 독일인들이 살면서 만들고 팔았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산 밑에 사는 사람들이라 나무를 이용해서 베틀렘에 들어가는 다양한 목각 인형들을 제작해서 판매를 했었고, 산 짐승들의 가죽으로 신발 등을 만들어서 판매를 했던 모양이다.

 

오후에 자동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ilemnice로 갔다. 나한테는 이곳이 Vrchlabí보다 매력적이었다. 궁전에 자리잡고 있는 박물관도 그러했고(작은 박물관이었지만, 박물관 가이드가 방 마다 함께 다니면서 설명을 해줬고, 한 남자가 60년 동안 만든 움직이는 베틀렘도 재미있었다. 박물관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마을에 있는 몇 백년은 족히 된 나무로 된 전통 가옥들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Turnov에 가서 저녁 먹고, 그 곳에서 다른 새로운 사람의 합류로 저녁 늦게까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 날 버섯을 따러 Český raj 근처인 Hrubá Skála를 찾았다. 원래 이 여행은 Milan의 친구인 Petr가 버섯 따러 가자고 몇 주 전부터 졸라서 Petr가 운전하고 간 여행이었다. ㅋㅋ

버섯은 가을에 많이 나는데, 올 여름엔 비가 잦아서 숲에 가면 버섯이 많을 거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니나 다들까 버섯은 무슨 버섯. 죄 독 버섯만 즐비하고 2시간 동안 3명이 찾아낸 버섯은 약 400g 정도 될까. Petr는 딸 셋 아버지다. 그래서 버섯은 모조리 Petr에게 줬다.

 

첫 여행은 그냥 그랬다.

그래서 Milan이 그 다음 여행을 계획했을 때는 조금 망설였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여행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by pinkartsong | 2009/08/10 17:41 | 방탕?방랑? (Cestovni) | 트랙백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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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무사바우 at 2009/08/12 11:22
여행도 다니고 좋겠다..
여름휴가도 못가고 죽치고 있다..
쌍용자동차 문제때문에 주위에서 말도 아니다..
수배..구속..주위에 안부묻는게 일상이 되었다..
언제쯤 이 지랄같은 상황이 끝날까..
글구 언제쯤 난 꿀맛같은 휴가를 갈수 있을까..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0 05:23
힘내라!
마누라가 방학이라서 집에 있을텐데 니가 바빠서 서운해하겠구나.
그래도 항상 전투적인 네 모습을 보면 든든할 거야.
늘 하는 말이지만, 언젠간 좋은 날 오겠지... 그치? ^^;
이렇게라도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지 힘이 좀 더 나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인터넷 들어왔더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구나...
평생 투쟁하며 사셨으니, 좋은 곳 가셔서 편히 쉬시겠지...
Commented at 2009/08/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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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0 05:24
그래, 그래야하는데... 왜 맨날 바쁘니?
성과물 없이 그냥 바쁘고, 피곤하고... 그렇다.
이젠 하루 알바 뛰면, 다음 날은 파김치로 누워있다.
욕심만 자꾸 내고, 속만 바글거리고...... 그러고 있다.

우표는 안보내줘도 된다. 이번 주제는 대충 잡았다. 다음에 필요할 때 얘기할게. ㅎㅎ 고맙다.
Commented at 2009/08/15 15: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동생 at 2009/08/15 15:42
엄마가 담배값으로 불우 이웃 돕기나 장애인 돕기에 사용해라고 그 돈을 저축하라고 하신다. 말씀이야 지당하신 말씀인데 습관을 버리는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Commented by 동생 at 2009/08/18 13:49
김대중 전 대통령 돌아가셨다고 한다. 09818 화요일 13: 35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3 20:30
그러게... 좋은 곳에 가시겠지, 삶이 힘드셨으니 이제 편하게 쉬셔야지.
Commented by 동생 at 2009/08/18 13:55
13:43분이라고 한다.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3 20:31
여기는 지금 13시 30분이라네.
Commented at 2009/08/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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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3 20:31
카메라가 꾸져서 근접촬영 안된다. 버섯은 숲에 가야 있는데, 숲이 어두워서 찍으면 잘 안나온다. 색깔도 이상하게 나오고. 중요한 건, 지금은 버섯 철이 아니라서 버섯이 없다는 거다. 나중에 가을에 버섯 따러 갈 시간이 있으면 함 찍어볼게. 밀란이 버섯에 대해선 짱인데, 나중에 프라하 놀러 오면 밀란이랑 버섯 따러 가라. ㅎㅎ
Commented at 2009/08/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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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3 20:33
ㅋㅋ 요즘은 하루 일하면 다음날 하루는 많이 잔다. 이젠 예전만 못하지 뭐. ㅎㅎ


네가 엄마 옆에 있어서 참 좋다.
엄마랑 손잡고 이모 병문안 가봐라. 잘해드려라. 걱정이다. 올해, 이상하게 뒤숭숭하네.

그러게... ㅋㅋ 나도 맨날 끊는다는 말만하고 이러고 있다. 에휴... 진짜 끊어야하는디!
Commented at 2009/08/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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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3 20:38
요즘 어떻게 지내니? 한국에 있는 거니?

여행도 마음이 편해야 좋은 여행이 되는데, 요즘은 또 다시 조급증이 도져서... 여행을 가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인생은 늘~ 선택을 해야하는 것 같다. 하나에서 벗어나면 다시 또 다른 하나를 선택해야하고... ㅎㅎ 요즘 또 다른 선택에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 이제는 움직이면서 작업할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것 때문에 박사를 미뤄야할까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다.

너는 어떻게 지내냐?

너두 네 자리에서 늘 행복하고 기쁘길 바램한다.
ㅎㅎ 어제 옛날 크로키 북을 보는데 너랑 유럽 여행갔을 때 썼던 일기가 나오더군. ㅋㅋ 웃었다.
Commented by hanboss at 2009/08/21 16:26
송미야..정말 오랫만이군..오늘 일하기 싫어서 사무실에서 잠깐 딴짓하고 있다. 잘 지내고 있냐...
나는 뭐...갈수록 골치아프게 살고있지..ㅎㅎ 몸은 갈수록 안좋아지고.....

너 다녀간지 되게 오래된것 같다...-.-;;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23 20:43
왜 몸이 안좋으세요? 건강 챙기셔야 합니다. 이젠 꺽어져도 한참 꺽어졌기 때문에... 운동하세요.
ㅎㅎ 운동하는 일이 참 어려운 일인데... 저도 안해요. 근데 요즘은 저도 육체에 대해서 생각을 해요.
몸을 움직이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았나? 그러면 지금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불안증이 도졌어요. ㅎㅎ

밀란이랑 계속 잘 지내면, 내년 봄 정도에 한국에 한번 들어가지 싶습니다.
그 때 뵙죠 ㅎㅎ

070 전화기가 생겼는데, 집에 인터넷이 안되서 전화가 힘드네요. 나중에 인터넷 설치되면 전화 드릴게요.
건강하시구요, 안부 전해주세요~!
Commented at 2009/08/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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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9/12 06:01
맨날 티격태격 했는데 뭐 좋은 내용이 있겠냐? ㅋㅋ
일기 안쓴지 진짜 오래되었다. 다시 써야지, 하면서도 다시 안써지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고, 알바 뛰는 날은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자고... 큰일이다, 싶다.
10월 부터는 어쨌든 작업에 들어갈라고. 안그러면 끝짱 나는 거쥐. ㅋㅋ

오늘은 세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유리 작가 할머니 만나고 왔는데... 부럽더만... 쩝 ㅡ,.ㅡ;

뭐하고 지내냐?
Commented at 2009/09/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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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9/23 20:55
ㅡ,.ㅡ; 내가 집에 전화할게. 부담스럽고 짜증나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미안하다.
Commented at 2009/09/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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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9/28 19:03
고생했다. 육체 노동은 그렇게 힘들다. 그동안 틈틈이 운동을 했던 것도 아니고. 안쓰던 근육들을 갑자기 쓰니까 무리가 많이 왔을 거다. 익히 짐작이 간다. ㅎㅎ 2년 이상 일하는 사람들은 그 일에 그렇게 또 적응이 되었을 거다. 어떤 일이든 간에,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10일 정도 일했구나. 한참 힘든 고비였을 거다. 엄마가 속상해 하셨겠다. 틈틈이 집에서도 팔 굽혀 펴기하고 그래라. 사각팬티 하나 사서 입고 말이다. ㅎㅎ
그나 저나 또 일자리를 찾아야겠구나.

그리고 이미 들었겠지만, 그 아이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라. 그 어떤, 니가 전해주고 싶은 좋은 글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연락하면 안된다.
너는 그저 좋은 마음이라고 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끔찍스럽게 싫을 수가 있는 거다.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 모두 지워버리고 잊어 버려라.

어쨌든 기간 상한 몸 잘 다스리면서 지내라. 추석인데, 니가 누워있어서 엄마 혼자 일하게 생겼네. 그래도 조금 움직일 수 있으면 엄마 좀 도와드려라.
속상해도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씀들이니까 예, 예하고 들어라. 알았제?

나는 3시간 있다가 다시 지방 학교로 내려간다. 작업해야지. 추석 잘 지내렴. 그리고 어서 빨리 나으렴.
프라하 다시 올라오면 전화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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