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6일
졸업했다.

오늘 졸업장 받고 졸업했다.
참 견디기 힘든 2년이었다. 프라하에서 공부했을 때보다 외로웠고, 훨씬 힘들었었다.
울기도 했고, 원망도 했고... 그 때문에 견디기 힘들어 연애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디럽게 어려웠던 졸업 시험들을 머리털 빠지게 공부해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 할 수 있었다. 박수 받았다. ㅋㅋ
이 졸업장으로 한국에서 뭘 할 수 있을까? ㅎㅎ 한국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는 그저 종잇장일 뿐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체코에서는? 그래 내가 체코 유리 공장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이 졸업장이 컷팅과 인글레이빙 부분에서의 취직 자리는 마련해 줄 것이다.
그리고 작업실을 열 때, 작업에 필요한 전기와 가스, 기계 부분들은 문제없이 나라의 허락을 받아 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아주 체코에 머물 것인가?
졸업과 함께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그렇지만, 정말 많이 배웠다. 유리? 하던 것을, 이젠 유리! 라고 말 할 수 있고, 유리 원료부터 다양한 공정과정까지, 수공업부터 기계생산까지 빠싹해졌다. ㅎㅎ 

좌우간, 졸업을 했고, 동기들은 모두 떠난 이 학교를 나는 이 달 말까지 기숙사에 머물면서 이번 학기에 못 다한 개인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비자 문제를 해결할 거고, 그리고......
2달의 휴식 기간을 가진 후, 다시 이 학교로 돌아 온다.
박사과정 시험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1년간 이론 수업을 제외한 실기 과정만(유리 부문 중의 다른 전공으로) 받기로 했다. 이것으로 다음 1년간의 비자는 해결된다.(비자를 위한 교장선생과 연마선생들의 다각적 도움의 결과다)

그리고 어쩌면 내년에 체코에서 제일 유명한 유리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질 지도 모르겠다.
화랑주가 내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보더니 내년 중 개인전을 잡자는 제안을 해왔다. 팜플렛 구상도 이야기가 오갔고... 두고 볼 일이다.   
한국에서의 전시가 깨지면서 이제는 화랑이라는 곳을 믿지 않기에, 그저 잘 되면 되는 거고, 아니면 마는 것이라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 
이러나 저러나, 이제는 이론이 아닌 작업을 줄기차게 해야하겠다. 당연히 영어와 체코어는 병행해야된다 ㅡ,.ㅡ; 정말 하기 싫은 영어 공부와 체코어 문법 ㅡ,.ㅡ;;;

당분간 해방이고, 방학? 동안 가이드 일만 좀 있으면 참 좋겠다. 그리고 체코 사람들 처럼 시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램한다.  

PS: 수업 중 선생이 하는 말들을 다 받아 써야했는데, 틀린 단어와 빼먹은 단어들을 일일이 찾아서 대필을 해준 Krystina와 많은 배려와 격려, 칭찬을 해주시던 테크놀로기에 선생님 Hlozanek, 수업 빼먹으면 찾아다니시던 담임선생님 Mezihorak, 엄마처럼 챙겨주시던 연마실 대빵 선생님 Alena, 힘들 때 용기주며 항상 곁에 있어준 나보다 20살 어린 Jana, 어디선가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슈퍼맨처럼 어려운 일들을 모두 모두 처리 해결해준 연마실 마스터 Lbos, 그리고 Ondra, Pero, 기숙사 사감 선생들, 수위 아줌마 둘(특히 흰머리 아줌마 최고)등... 모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정말 학교의 많은 사람들이 내게 호의적이었고 많은 도움을 줬다.(국어 선생 제외 Konecna 이름도 꼬네츠나가 뭐냐? '끝짱'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정말 1년 내내 저 할머니 선생의 꼬장 때문에 도는 줄 알았다. 새빠지게 체코 문학 공부해서 시험보면 다 맞춰도 A학점을 안줬다. 인종차별자! 저 할머니 덕에 공산시절 체코 문학가와 작품들 내용까지 외운다 ㅡ,.ㅡ; 어쨌든 이제 저 꼬장쟁이 할머니의 수업을 안들어도 된다!)

by pinkartsong | 2009/06/16 04:46 | 하루 (Dnes)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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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무사바우 at 2009/06/16 14:31
왕축하~~!!!! 졸업을 축하하.......려고했는디..
또 박사과정이 남았구만..에궁..ㅎㅎㅎㅎ
그래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너를 보며..
자극을 받는다..힘내라..
혹시 아냐??..너 한국에서 전시회하면..예전처럼..
밤새워서 너 전시회준비 같이 하게 될 날이 올지...ㅎㅎㅎㅎ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18 03:34
ㅋㅋ 내가 한국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많이 괴롭혔구나. 케케케
그러게, 언젠가는 한국에서 유리전 할 날이 있지 않을까?

어떻게 지내냐? 한국 그리고 주변 사람들 많이 힘들지?
나도 여기서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고민이다. 가이드 일도 거의 없고... 막막하네.

애기 소식은 없냐?
Commented by 덩셍 at 2009/06/16 20:30
축하 축하
2등이다.
쩌어~기. 저 난장이 똥짜루는 누꼬 ㅡㅡ;;
Commented by 덩셍 at 2009/06/17 02:34
좋은 추억하나 가졌네
Commented by 덩셍 at 2009/06/17 20:37
고생 많았다. 수고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18 03:36
저 난장이 똥자루가 니 누나다.
옆에 있는 아이 키 너무 크지 않냐? 2미터다. 기형으로 너무 커서 맨날 아파서 병원 다니더라.
키도 적당히 큰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잘 지내냐?
Commented by 덩셍 at 2009/06/19 09:38
Commented at 2009/06/16 20: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18 03:40
걱정 안해도 된다. 체코에서는 납 유리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컷팅 유리 작업하는 곳에서만 납 유리 사용하고, 나머지 작업들은 다른 원료를 사용한다. 그리고 납 유리라고 해도 내가 유리 용해하는 것도 아니고 뭐, 괜찮다.

그리고 요즘은 화도 잘 안낸다. 별로 낼 일도 없고, 시험 때문에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제 셤도 끝났으니 먹고 살 일 걱정해야지. ㅎㅎ
Commented by 엘리 엘리 at 2009/06/17 00:41
축하드려요 ,,, 저는 잘모르지만 정말 비싼돈 인생시간 ,, 다들 들인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기본 부터 다 배우고 싶지만 그런 상상은 꿈이고 허황인게 한국인데
ㅡ,ㅡ 교수님 저를 제자로 ,,, 진심으로 부럽고 존경스러워서 아부 백마디 하고 싶지만 ,, 생략하고
이제 누나께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되는 대 작가 되시길 축원 할게요 ㅎㅎㅎ 이 아부가 더 심한가요? ㅎㅎㅎ

국민대 대학원요? 거의 할말 없을 정도로 NO 입니다 ,,, 내가 찾아 먹으려 해도 뭐 하나 없어요
아니 어쩌면 내가 노력이 너무 부족한 것이나 ,,, 머리 아이큐가 제로인 생각까지 들어요 ,,
바보인지 , 노력해서 믿고 선택했는데 ,,, 계속 결과가 밝지 못하네요 ,, 꼬맹이 징징은 여기까지고요

남자가 태어나서 베니스 비엔날레 문턱은 가봐야지 목표두고 기어가고 있습니다 ,,,

그래도 저 기억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누나 ,, 수고요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18 03:43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 나오겠지. 이제 한 학기 다녔는데... 좀 지긋이 기다리면서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날 올거야.
넌 베니스 비엔날레를 생각하는구나. ㅎㅎ
난 내년엔 코닝을 함 겨뤄볼려고. ㅋㅋ

그래 화이팅!하고 이것 저것 많이 보러다녀라. 다아 경험되고 나중에 네 작업으로 재생산이 될거야.
Commented at 2009/06/18 23: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23 17:40
열심히 병원다니고 있으니 좋아지겠지.
Commented at 2009/06/22 06: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23 17:48
응, 하나 끝났다. 체코와서 5년 살면서 종이 4장 받았다. 프라하에서 공부한 거, 발라슈스케 메지르지치에서 공부한 거, 체코 가이드 자격증, 프라하 가이드 자격증. 널럴할 때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빡세게 살았던 것도 같다.
이제 다음을 어떻게 살지 고민해야지.
요즘은 한국 관광객들이 예전만큼 들어오지 않아서 가이드 일이 없다. 뭘 먹고 살아야할지 대략 난감하다. 내년에 전시할 거 생각하면 이래저래 작업비도 꽤 들어가야하는데 대책이 없네.
한국 들어간다고 해도 갑갑하고, 여기 머문다고 해도 갑갑하고... 그렇다.
내년 비자 해결되면, 좀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혹시, 한국에 동화책 삽화 필요한 곳 없냐? 여기서 그려서 보내면 좋은데. 주변에 없을까?

술은 술이다. ㅡ,.ㅡ; 정말 끊어야지. 힘들다, 힘들어. 요즘은 체코 맥주에 맛들여서리... 여태 여기와서도 진짜 안마셨는데 요즘와서 맥주도 마신다. 배 나온다, 배나와. ㅋㅋ

너는 어떻게 지내냐? 마누라 몸은 괜찮아? 한국에 돌아왔니?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렴~
Commented by 덩셍 at 2009/06/26 19:36
뉴스에서 체코 홍수 났다고 10명 죽었다고 방송하더라. 누나 몸조심 잘해라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6/27 16:47
응, 나는 괜찮다. 학교 기숙사 7층에 살거든. 겁나긴 하더라. 요즘 여기 날씨가 영 수상하네.
한국도 곧 장마 시작될텐데 조심해라.
Commented by 김성애 at 2009/07/07 00:27
와우!!~~
졸업 축하합니다!!!~~
뉴욕입니다. 기억하실런지 모르겠군요????!!!!
빡신 체코 유학생활, 드뎌 뚫었군요. 장해요!!~

졸업하셨으니 머리도 식힐겸 뉴욕에 놀러오세요.
내가 가이드 꽁짜로 해드립니다. ^^*~ ( 아마 무료 숙식제공도 가능할거 같은데...)
연락주세요 맘 있으면..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7/10 16:42
와우~ 감사합니다!!! ㅎㅎ
기억합니다. 잘 지내시죠?
뉴욕~~~ ㅎㅎ 정말 함 가보고 싶은 곳인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리...
향후 5년 아래 갈 수 있도록 열씸히 돈 벌을게요. ㅎㅎ
그 때도 유효한가요?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멋진 축하도 감사드리고, 초대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김선희 at 2009/07/10 14:53
언니 졸업했구나 축하축하

목표를 이뤄가는 모습 너무 부럽구 조와 보인다
목표를 이루고 또다른 목표를 세우고 정말 행복해보여
한발 한발 일구어가는 모습

언니 화이팅!!!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않는 마음 .....!!!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7/10 16:47
ㅎㅎ 잘 지내냐?
뭐하고 지내누?

삶의 목표가 뭘까? 산이 있어서 산에 간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야.
이젠 예전에 세웠던 목표 대로 못 할 것 같애. 지금 여기서 이렇게 지내다가 한국 못 돌아가지 싶다.

내가 지금은 프라하에 집이 없으니, 나중에 나중에 내가 집 생기면 놀러온다. 프라하도 이쁘단다.
Commented at 2009/07/17 14: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inkartsong at 2009/08/05 00:00
요즘 인터넷을 잘 안 하다 보니 이제야 봤다. 미안하네.
사는 거, 재미없구나?
잘 생각해봐.
사는 건, 한국이나 외국 어디서 거나 어떻게든 살아는 지는 것 같애.
언어와 문화가 틀리니까 그 적응 기간이 일정 정도 필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용납 안 되는 부분도 있고 뭐, 그렇지.

요즘 전 세계가 다 경기 침체니까 특별히 체코만 어렵다고는 할 수 없고, 아이디어랑 투자비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 질거고, 뭐가 걱정이니? 휴가를 낼 수 있으면 휴가 내고 잠깐 와. 내가 프라하에 기거하는 집이 없다보니, 잠자리 제공을 못해주겠지만 싼 민박집은 함 찾아볼게. 와서 한번 둘러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눠보고 그러면 네 답답한 속도 좀 풀리지 않겠니?
9월까지는 비행기표 값이 비쌀 테니까, 10월 이후로 해서 인터넷 뒤져서 싼 뱅기표 끊어서 한 달이나 보름 정도 지낼 요량으로 오렴.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도 해보고 여기저기 휘~ 돌아도 보고, 그러고 결정해라.

그냥 프라하가 좋다고 한번 살아보겠다고 오는 젊은 사람들이 꽤 있나 봐. 대책 없이 왔다가 고생도 하고 걱정도 하고 그러는 것 같은데, 못 견디는 사람들은 돌아가고, 힘들어도 한국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여기서 사는 것 같애.

어쨌든 하나 밖에 없는 인생이고, 그 인생을 책임지고 살아가는 건 ‘나’라는 주체니까.
변화를 원하고, 움직임에 목말라 정신과 몸이 힘들다고 느낀다면 떠나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힘내고, 연락주렴.
너무 지겨워하지 말고, 어떤 나라가 좋을지, 그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하는게 좋을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봐. 그럼 좀 신나지 않을까?
ㅎㅎ 비행기표 끊어서 와~. 내년에 개인전이 잡혀있어서 너가 와도 맨날 같이 있진 못하겠지만, 네 이야기 들어줄 준비는 되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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